산둥성 린이시 멍인현에서는 70세 이상 농민 다섯 명으로 구성된 농촌 악단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악기로 바꿔 쓰며 주민들의 문화생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을 어느 비 오는 날, 지역 현대농업단지에서 열릴 노래 공연을 준비하려고 모인 '후다오구 밴드(Hudaogu Band)'의 모습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이 이름은 '재미 삼아 자유롭게 연주하는 악단'이라는 뜻이다.
82세 단원 왕셴융(Wang Xianyong)씨는 큰 철제 대야를 울림통으로 쓴 자신의 '양금(dulcimer)' 음을 귀 기울여 들으며 "음을 맞출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말했다.
비가 올 때마다 습도가 높아져 나무 부품이 눅눅해지고, 그 때문에 음정이 흔들리는 일이 잦다. 그래서 왕셴융씨와 다른 단원들은 현의 상태를 여러 번 점검해야 한다.
특히 악단이 쓰는 악기는 모두 단장 왕셴순(Wang Xianshun)씨가 철제 대야, 물바가지, 쓰레받기 같은 이색적인 재료로 직접 만든 것이라 음을 맞추는 일이 더욱 까다롭다.
현은 악기 부품 가운데 가장 값비싼 부품이다. 이에 악단은 양금과 반후, 중루안, 그리고 특수 현악기인 '큰 대야 후(big-basin-hu)'를 직접 제작했으며, 덕분에 공연을 계속 이어 갈 수 있었다.
왕셴순씨가 악기를 만들느라 주방용품을 망가뜨리자, 아내 왕구이메이(Wang Guimei)씨는 남편이 '후다오구', 즉 '비전문적인 일을 이것저것 벌인다'고 투덜대곤 했다. 악단의 익살스러운 이름은 바로 이 일화에서 생겨났다.
그래도 악단이 직접 만든 노래 '바쁜 수확(Busy Harvest)'의 가사를 힘차게 부를 때면, 모든 단원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찬다.
활기찬 노년을 보내려는 이 다섯 농부들은 지역 방언이 밴 노래 공연을 통해 멍인현에서의 삶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악단이 지역에서 널리 알려지자 단원들은 '꿈 예술단(Dream Art Troupe)'을 결성했다. 왕구이메이씨도 합류해 주요 가수이자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다.
예술단은 지역 특색이 담긴 민요를 부르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혁신과 발전 이론 및 새로운 흐름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무대 대사까지 직접 썼다.




